[고품격 문화수도를 디자인하자]
지역 문화 살리는 풀뿌리 문화단체
프로·비전문가 어울린 자생적 모임 문화 텃밭 씨앗
연극·무용 등 142개 단체 ‘문화나무예술단’ 눈길
운영위원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으고, 회비 1만원을 걷어 첫 행사를 치를 때만 해도 지속적인 행사가 가능할까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두 50여차례 모임을 갖는 등 ‘두번째 금요일의 가곡 부르기’는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매회 50∼90여명이 꾸준히 다녀갔고 행사에 참여한 사람은 4000여명, 함께 부른 노래는 700여곡에 달한다. 노래 부르기에 빠져 체계적으로 성악을 공부하는 이들도 늘었고, 아마추어 합창단에 들어가 또 다른 꿈을 만들어가는 이도 생겼다.
노래를 좋아하 이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모임이 지역 문화를 풍성하게 하는 작은 씨앗이 됐다.
푸른연극마을의 배우 송정숙(55)씨는 아마추어 주부극단을 거쳐 프로배우가 됐다. 송씨는 2011년 푸른연극마을이 운영하는 주부극단 ‘앨리스줌마들’을 통해 ‘무대’를 경험했다. 그 푸른연극마을이 ‘사평역’을 정기공연 작품으로 올리면서 ‘중년의 서울여자’를 찾는다는 말을 듣고 덜컥 지원해 프로 무대에 올랐고 이후 ‘안티고네’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가 진정한 ‘문화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피를 돌게 하는 실핏줄처럼 자생적인 풀뿌리 문화단체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아마추어 예술인들의 관심이 꼭 필요하다.
전문적인 실력을 갖춘 프로 예술인들의 활동과 많은 예산을 지원받는 시립단체들, 프로단체들이 지역 문화계의 ‘큰 그림’을 그린다면, 풀뿌리 자생단체와 아마추어들의 움직임은 그런 그림을 완성시키는 요소들이다.
특히 프로와 비전문가들이 어우러져 함께 완성해가는 예술활동은 문화도시에 꼭 필요한 자양분으로 프로극단들과 연계한 아마추어 극단들의 활동 대표적이다.
푸른연극마을이 운영하는 주부극단 ‘앨리스 줌마들’은 ‘에어플레인’ 등을 무대에 올렸으며 극단 ‘청춘’과 함께 호흡하는 직장인 극단 ‘연우’ 역시 2011년 창단 후 ‘TV 동화-행복한 세상’을 무대에 올리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또 주부극단 ‘Play mom’과 청소년 극단 ‘청연’ 등도 ‘그들만 아는 공소 시효’를 공연했다.
문화활동에 접근하는 게 낯설다면 공연장 상주단체들이 운영하는 각종 퍼블릭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좋다. 광산문예회관, 남구문예회관 등 각 문화 기관들이 그린발레단, 원아트컴퍼니, 광주여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 강숙자오페라라인 등 프로단체들과 연계해 실내악단, 발레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나무예술단’의 활약도 여겨 볼만하다. 2011년 재단 출범과 함께 발족한 문화나무예술단은 음악, 무용, 클래식, 대중음악, 마술,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
지난 2011년 ‘하모니 테라피’, 퓨전국악그룹 ‘늘솜’, 가수 정용주, 마술사 김태현 등 66개 단체·개인에서 출발한 문화나무예술단은 올해 142개 단체 1750여명으로 대폭 늘었고, 올해 공연 횟수는 160회에 달할 전망이다.
문화나무예술단은 페스티벌 오!광주 브랜드 공연축제, 광주세계아리랑축전 등 각종 축제와 거리공연에서 끼를 발산하고 있으며 재단은 지난해 개설한 문화나무 아트 콘텐츠몰 ‘12번가 문화나무(12tree.kr)’를 통해 이들의 활동을 돕고 있다.
광주전남우리가곡부르기회 운영위원인 박원자씨는 “우리 모임의 작은 활동이 지역에서 가곡을 조금이라도 알리는 데 역할을 한 같아 뿌듯하다”며 “다양한 르에서 이런 임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3. 6. 7
광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