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빛나는 제국의 왈츠
민속춤 ‘렌들러’서 유래
템포 빠른 사교적인 춤
19세기 귀족들에 유행
비엔나는 음악의 도시기이도 하지만 왈츠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왈츠는 오스트리아의 민속춤인 ‘렌들러(Landler)’라는 3박자 계열의 춤에서 유래했다. 렌들러가 밝고 경쾌한 시골풍의 춤이라면 왈츠는 렌들러보다 템포가 빠른 사교적인 춤이다.
왈츠가 발달하기 이전에는 남녀가 손을 맞대는 정도의 춤은 있었으나, 왈츠는 남녀가 끌어안다시피 해야 하는 춤으로 유럽에서 최초였기 때문에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19세기 사교계의 중심지였던 비엔나에서 귀족들 사이에 크게 유행하게 되었고 빈회의(1814년~1815년, 나폴레옹 전쟁의 수습을 위해 오스트리아가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매일 저녁 무도회를 가지면서 왈츠가 각국으로 전파되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빈 국립오페라극장,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의 단체들과 예술과 상관없는 각처(예를 들면 경찰무도회)에서도 왈츠를 추는 사교파티가 매해 1천 여 개가 넘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이 달 12일에 하는 ‘오펀발(Opernball, 오페라극장에서 하는 무도회)’이다.
이 무도회에 가려면 비싼 표도 문제지만 댄스학교에서 일정기간 수련을 한 확인서가 필요하다. 특히 10대 중반부터 20대 중반까지의 규슈들과 총각들의 사교계 데뷔가 큰 이벤트 중에 하나인데, 매해 1000여명이 신청하는 가운데 댄스학교에서 춤과 사교예절을 잘 배운 80명만이 오펀 발에 데뷔하는 영예를 안을 수 있다.
이런 궁정오페라무도회가 공식적으로 생긴 것은 1877년이었고,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주관하게 된 것은 1921년 1월부터였다. 하지만 전쟁으로 중단하기를 수차례. 그러다가 1956년부터 지금까지는 매해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무도회가 열리고 있으 200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춤추기에 앞서 유명한 음악가들이 출연하는 음악회도 갖는다.
오후 8시 30분부터 입장해 음악회와 처녀, 총각들의 데뷔 무대 등이 지나면 대략 10시부터 “모두 왈츠를!(Alles Walzer!)”이라고 크게 소리치고 모두가 자유롭게 왈츠를 춘다. 이 행사는 공식적으로 새벽 4시까지 음악이 선곡(물론 라이브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되어있으며 사람과 음악과 춤 속에서 밤을 샌다.
빈 국립오페라극장의 무도회는 다음날 오스트리아 국영방송에서 입장부터 10시, 자유로운 춤이 시작되는 때까지를 방영해준다. 무도회가 귀족문화의 잔재라고 해서 반대의 뜻을 가진 사람들도 많지만 그런 사회적인 문제를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다면 한번쯤은 볼만한 광경이다. 비엔나의 화려했던 시절을 상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어원과 성격은 다르지만 우리 강강술래도 원을 그리며 돌고 왈츠도 돌면서 추는 춤인데…?! (아마도 언젠가 다시 다뤄지기를…)
2015.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