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이끄는 사람
카리스마 독재 스타일서
친화력 리더십으로 변화
단원들과 가끔 ‘밀당’도
같은 오케스트라가 같은 곡을 연주를 하는데도 누가 지휘를 하느냐에 따라서 일류 오케스트라가 무명 오케스트라처럼 연주를 할 수도 있고 혹은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지휘자 한스 폰 뷜로는 “좋은 오케스트라, 나쁜 오케스트라는 없다. 그저 좋은 지휘자, 나쁜 지휘자만 있 뿐”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지휘자는 정작 소리를 내진 않지만 소리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인 것이다.
지휘자하면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오는 강마에(김명민 분)처럼 외골수에 서슴없이 독설을 날리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20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카라얀, 토스카니니 등 단원들을 카리스마로 압도하며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독재자 스타일의 지휘자가 많았다.
하지만 21세기에는 친화력 있고 성품이 좋아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원만하게 지낼 수 있는 지휘자들을 점점 더 원하고 있다.
그런 예로 오케스트라의 민주주의를 이룩한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있다. 그는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였고 모든 것이 명령이던 그 전의 지휘자들과는 달리 오케스트라 단원간의 앙상블을 유도하고 각자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 이끌어내는 .
독재자 스타일의 지휘자들은 그 지휘자의 역량이 최대치이지만 단원들과 화합을 잘 이루는 타입의 지휘자들은 지휘자가 가진 역량에 단원들의 역량이 시너지를 내면서 더욱 좋은 연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연애에서도 서로 탐색을 하고 ‘밀당’을 하는 것처럼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간에도 상당한 심리전이 있다. 지휘자가 악, 테크닉 등을 다 갖추었다고 해도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하거나 호감을 주지 못하면 지휘자가 가진 모든 능력이 헛것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휘자에 따라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긴장감 없이 대충 할 것인지, 허리를 바짝 세우고 그의 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쓸 것인지가 본능적으로 파악이 되기 때문이다.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따라와 주도록 끊임없는 동기부여와 캐어가 필요하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트는 없는지, 꼭 지휘자의 싸인이 필요한 곳은 어디인지 등을 체크했다가 도움을 줘야한다. 예를 들어 악기의 구조상 항상 늦게 나올 수밖에 없는 호른은 나와야하는 곳보다 준비하라고 일찍 눈을 마주쳐준다던가, 솔로 파트를 부담스러워하는 단원에게는 용의 눈빛을 보낸다던가 하 등 센스 한 필다.
이 시대가 원하는 리더는 “나는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고,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하는 것이 마음으로 와 닿아지는 사람이다. 리더의 배려는 단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단원들의 소리가 청중을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세상을 움직이게 한다.
2014.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