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음악가들의 ‘별명’
음악의 아버지ㆍ어머니…
음유시인ㆍ왈츠의 황제…
재능 많은데 별명은 하나
‘음악의 아버지’ 바흐. 1685년 바흐의 출생은 서양 근대음악을 그의 출생 전, 후로 나누어 볼 있는 기준점이 된다.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 드뷔시, 스트라빈스키 등 수많은 바흐 이후의 세대는 바흐의 곡들을 교과서 삼아 연구하고 모방하고 발전해나갔다. 바흐는 정확히 말하자면 서양 근대음악(클래식)의 아버지가 된 것이다.
‘음악의 어머니?’ 헨델의 별명이 이렇게 붙여진 이유는 바흐와 같은 해에 태어나 비슷한 점도 많지만 음악적인 행보로 봤을 때 바흐와는 상반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흐는 음악가 집안에 태어나 수학적으로 계산해도 오차가 없는 이성적인 음악을 남기고 생전에는 명성을 못 얻은 반면 헨델은 음악과 전혀 상관없는 집안에 태어나 단순하면서도 발랄한 음악을 남기고 생전에 작곡가로서 큰 명성을 얻었다.
어릴 때부터 음악적 천재성을 나타낸 작곡가들은 많지만 역시 ‘신동’하면 모차르트다. 자신이 들어보지 못 멜로디를 만든다는 것을 인식하고 악보에 그것을 적으려고 했다는 것이 불과 다섯 살의 나이었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역경을 이기고 숭고한 예술로 승화시킨 베토벤은 ‘음악의 성인’이라 불리고, 궁정음악가라는 직업 때문에 계속 새로운 교향곡을 써야 했던 하이든은 108개의 교향곡을 남겨 ‘교향곡의 아버지’, 600여곡의 독일 예술가곡으로 꽃을 피운 슈베르트는 ‘가곡의 왕’이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러시아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루빈스타인이 쇼팽에게 ‘쇼팽은 피아노의 시인, 피아노의 마음, 피아노의 넋이다’라고 칭송한 이후로 쇼팽은 ‘피아노의 음유시인’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고,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고 할 정도의 화려한 기교로 세상을 뒤흔든 파가니니는 그의 별명인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제목으로 독일에서 영화로 제작어 해 개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왈츠의 황제’ 요한 슈트라우스, 국민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 고아들을 돌보는 신부로 지낸 비발디는 ‘붉은 머리의 사제’,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밝고 고귀한 음악을 남긴 멘델스존은 ‘음악의 귀공자’ 등 작곡가마다 각자 하나씩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작곡가들의 이름과 한 가지라도 그 사람의 특기를 별명으로 알고 있는 것은 좋다. 하지만 사람이란 한 줄로 표현하기엔 부족한 복잡한 존재다. 예를 들어 하이든은 교향곡의 아버지로 유명하지만 수많은 아름다운 현악4중주곡을 남긴 것처럼. 이제는 내가 느낀 매력으로 나만 부르는 그들의 애칭을 지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개가 된다면 그만큼 여러 가지 모습을, 여러 가지 매력을 발견했다는 뜻일 것이다.
2014.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