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떠난 후, 그대를 메우는 곳
유능한 젊은 연주자 구성
다국적 ‘베두니아 콰텟
슈베르트 생가에서 연주회
빈 문화부에서는 빈에서 공부한 젊고 유능한 연주자 발굴을 위한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는데 빈 국립음악대학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슈베르트 생가, 하이든이 살았던 집과 박물관 등에서 연주 기회를 부여한다. 해당 장소에서는 해당 작곡가의 곡을 프로그램에 넣는 것이 관례이며 역사적인 장소에서 그 작곡가의 곡을 연주할 수 있다 것 자체가 음악인들에게 무한한 영광이며 뜻 깊은 일이다.
지난 19일에도 슈베르트 생가에서 젊은 신예들로 구성된 베두니아 콰르텟이 초청되어 하이든, 베토벤, 슈베르트 빈 고전주의 작곡가들의 곡들을 선보였다. 베두니아 콰르텟은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네덜란드 그리고 광주지역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박승원 씨 등 다국적으로 이뤄졌으며 빈 국립음대에서 만들어진 현악 4중주단이다. 원래 바이올리니스트인 박승원 씨는 비올라 연주에도 두각을 나타내 현재 베두니아 콰르텟에서는 비올라 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하이든과 슈베르트는 평소 가족들과 함께 현악 4중주 연주를 즐겨하곤 했다고 한다. 각각 가족 현악 4중주단에서 하이든은 바이올린을 슈베르트는 비올라를 연주했다고. 음악을 취미로 하는 친구들과 모여서 연주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작곡한 곡들도 있을 만큼 현악 4중주는 그들에게 사람들과 소통하는 통로였다.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베두니아 콰르텟의 연주도 그런 하이든이나 슈베르트의 의도처럼 섬세한 교감을 보여주는 연주였다. 그러면서도 전이적인 시도가 가득한 베토벤의 곡은 베두니아 콰르텟의 패기와 젊은 에너지가 더해져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연습과정에서 어떤 것이 가장 어려웠는, 어떤 부분에 초점 맞췄는지에 대한 질문에 빈 고전주의 음악답게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고 그것을 위해 노력했다며 베두니아 콰르텟의 주자 모두에게 같은 답이 돌아왔다. 음악적으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색깔을 맞춰나가는 베두니아 콰르텟은 오스트리아와 유럽 각국에서 초청되어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다음 행보 또한 기대해볼만 하다.
세상을 떠난 작곡가의 숨결을 잊지 않으려는 빈 사람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빈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빈에서 공부하고 빈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주어지는 기회는 또 얼마나 멋진 것이며, 죽은 지 몇 백 년이 흘러서도 그가 살았던 집에서 그의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것은 그 작곡가에게도 현재를 살아가며 그를 지키는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2014.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