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듣고 내일은 노래하고
어떤 곡을 들려줄 것인가
누구에는 첫 만남이고
첫 인상으로 남기에…
보통 클래식은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접하거나 영화, 드라마, 광고 등의 영향을 크게 받기도 한다. 사실 음악을 알아서라기보다 어떤 영화에 나온 음악이라서 그 음악과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매체 중요하다. 즉, 어떤 곡을 들려줄 것인지, 얼마나 완성도 있는 연주를 내보낼 것인지, 누구의 어떤 해석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계획과 기대효과가 좀 더 세심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는 곡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첫 만남이고 누군가에게는 그 곡에 대한 첫 인상이 남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흥행했고 요즘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를 하고 있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원작 만화를 보면 작가가 얼마나 음악에 대해 사전조사를 했는지, 작가가 얼마나 클래식 음악계에 녹아들었는지 그리고 조사를 통해 알아낸 것들을 얼마나 작가로서의 창의성과 통찰력을 가지고 감각적으로 풀어냈는지 경이롭다.
음악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가장 놀랍고 작가의 노고가 빛나는 부분은 선곡이다. 작가가 선택한 음악은 캐릭터를 대신하고 황 대하 분위기를 끌어간다. 브람스, 베토벤의 심포니들은 유명해서 선곡한 게 아니라 그만큼 음악적으로 가치 있는 곡이기 때문에 선곡한 것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유명한 곡을 선곡한 것이 되겠지만 단순히 선곡의 이유가 유명해서라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의미의 큰 차이가 있다.
심지어 극 중에서는 같은 사람이 같은 곡을 연주해도 심경의 변화를 겪으면서 전혀 다른 연주를 하는 디테일까지 그리고 있다. 곡을 어떻게 만들고 싶어 하고 그 과정 속에 주인공은 어떻게 변화하며 결국 무엇을 얻는지. 원작은 사람과 음악의 내면에 더욱 집중한다.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정보를 알게 하는 것보다 가슴에 울림이 더욱 크게 남도록 만든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에 비평을 할 생각은 없다. 다만 클래식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클래식 이야기가 파급력 있는 전파를 타고 나가게 됐으니 겉핥기식이나 보여주기식의 이야기나 음악이 아니라 단 한곡이라도 가슴에 심어주는 음악을 그려냈으면 한다. 그리고 대중들의 귀에 익숙하지 않았던 음악이 이 드라마를 통해서 내일은 흥얼거릴 수 있는 곡이 되어가는 과정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바흐와 헨델 시대부터 지금까지 400 여년, 곡은 수 만, 억 곡 될지도 . 얼마나 다양한 소재인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곡이 많은가?
2014.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