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피아노를 치는 리스트와 그의 주위에 서있는 (왼쪽부터) 빅토르 위고, 파가니니, 로시니,
아랫쪽에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와 쇼팽의 애인이기도 했던 작가 조르쥬 상드.
동기부여.창작자극
청중이자 예술적 동반자
함께하면 빛나는 작업이자 행복
예술가들에게 친구란 영향을 받는 사람이자 동기를 부여해주는 사람이기도 하고, 창작 욕구를 자극하는 사람이기도 하며, 음악가에겐 청중이자 예술적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음악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진중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브람스는 친구들이 그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었다. 슈만이 정신병으로 병원생활을 할 때도 부인이었던 클라라 대신 마지막까지 면회를 허락했던 사람도 브람스였다. 브람스는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아래인 드보르작을 동료이자 친구로서 대해주었다. 그는 드보르작의 악보 출판과 교정을 봐주기도 했고, 드보르작은 자신이 스케치한 교향곡을 브람스에게 가서 피아노로 쳐 보이며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음악뿐만 아니라 각 예술분야의 친구들을 었던 슈베 친구들이 ‘슈베르티아데’라는 그의 팬클럽 겸 후원회를 만들어 슈베르트의 음악을 알리고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와 바이올리니스트 오이스트라흐도 음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절친이었다. 프로코피예프가 쓴 플릇 소나타를 듣고 바이올린 곡으로 개작을 하면 어떻겠냐는 오이스트라흐의 조언에 따라 바이올린에 맞게 수정하여 탄생한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Violin Sonata op.94)는 바이올린 레퍼토리 중 빠질 수 없는 명곡이 되었다. 오이스트라흐는 프로코피예프의 장례식에서 이 소나타의 1,3악장을 연주하며 절친을 떠나보냈다.
예능 프로그램 중에 가수와 그 가수를 모창하는 사람들이 매 라운드마다 노래를 부르면 누가 진짜 가수인지를 가려내는 프로그램이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 편에는 그와 가장 가깝게 지내며 김광석의 음악활동을 열렬히 지지해준 친구들이 나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김광석의 명곡인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그의 공허함과 쓸쓸함이 담긴 목소리를 알아채며 친구의 목소리임을 단번에 알아냈고 십 여 년 동안 가슴 아파서 듣지 못했던 그의 노래를 이제는 듣는다면서 그와의 추억들을 떠올렸다.
올해 향 요즘 기량이 좋은 연주자들은 많지만 앙상블을 이루지 못하고 각개전투를 하고 있어 아쉽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음악은 혼자의 싸움일 때도 있지만 함께하면 빛나는 작업이고 무엇보다 음악으로 교감하는 그들 자신에게 큰 행복이다. 중국의 백아와 종자기가 그랬고, 오스트리아의 슈베르티아데가 그랬고, 한국의 세시봉 친구들이 그렇듯이.
2014.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