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을 사로잡은 오페라 ‘라 보엠’
영화 라 보엠 (2008, 롤란도 빌라존, 안나 네트렙코 주연)
전 세계적 가장 많이 공연
락 음악 리메이크작 ‘렌트’
‘사랑’소재로 꾸준한 인기
라 보엠 2막(왼쪽)과 영화 라 보엠
오페라 ‘라 보엠’은 프랑스 작가 뮈르제가 ‘보헤미안의 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연재소설이 원작이고, 연재가 끝나고 5막짜리 연극으로 만들어졌다가 출판업자의 제의로 소설로 발행되었다.
대본가 주세페 자코사가 오페라를 위해 원작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수정하여 4막짜리 대본으로 만들었고 중요한 대사들은 시인이었던 루이지 일리카의 솜씨로 버무려져 기가 막힌 대본이 완성되었다. 1896년 초연 당시에는 미지근한 반응이었으나 얼마 안 있다가 엄청 라 보엠 열풍이 었. 푸치니의 라 보엠이 초연되고 1년 후 작곡가 레온카발로도 같은 내용과 제목으로 오페라를 내놓았으나 푸치니 버전이 워낙 견고한 대본과 아름다운 선율로 이미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렸기 때문에 빛을 볼 수 가 없었다.
푸치니의 라 보엠이 초연 된지 100년 후, 내용은 그대로 하고 배경만 1980년대 뉴욕으로 옮겨와 락 음악을 붙여 만든 것이 뮤지컬 ‘렌트’다. 소설, 오페라가 성공했던 것처럼 ‘성공한 원작은 리메이크의 성공도 보장한다’라는 공식이 맞아떨어지면서 뮤지컬 ‘렌트’도 1996년 브로드웨이 초연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지금까지도 인기 있는 공연 중 하나가 되었다.
인류가 시작한 이래로 남자와 여자의 본성을 변하지가 않았고, 어느 나라든 어떤 상황이든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해서 기쁜 날도, 마음을 확인하 싶어 하는 날도 있고, 러다 상대를 날도, 헤어지는 날도 있다. 100여 년 전에 뮈르제의 소설을 읽고 감동하던 이들도, 푸치니의 라 보엠에 열광하던 이들도, 지금의 우리도 ‘사랑’이라는 소재에 공감하는 이유는 모두에게 사랑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의 사랑이 현실적으로 와 닿게 잘 그려진 푸치니의 라 보엠은 지금 시대의 트렌디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라 보엠은 너무나 가까운 이야기이고,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혹시 오페라 라 보엠을 아직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오페라는 지루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마음을 열고 줄거리를 읽어본 후 푸치니의 라 보엠이 올려지는 공연장으로 가기를 권한다. 푸치니의 오페라에서는 캐릭마다 주제 선율이 있어서 사이 등장할 때 언이 될 마 특정 선율이 흘러나오고, 그 선율은 캐릭터의 심리상태나 직면한 상황을 대변하여 변형되어서 계속 나오기 때문에 다른 오페라에 비해 극에 몰입하고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다.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푸치니의 마법 같은 선율에 도취되어서 사랑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서 때로는 사랑을 하고, 때로는 분노를 느끼고, 슬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2013. 12. 11